인체·생태계 무해 불구… 폐기물 방치 불법 취급

[경인일보=김명래기자]
 

'화장하고 남은 뼛가루(골분)가 해양폐기물이라고!'

서울시는 2001년 한 검증기관에 골분 성분 분석과 독성시험을 의뢰해

인체와 생태계에 해롭지 않다는 결과를 얻었다.

지금껏 국내에서 뼛가루의 유해성을 검사한 유일한 사례다.

그러나 정부는 관련법을 정비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고, 뼛가루를

해양폐기물로 방치하고 있다.

이는 뼛가루를 바다·강·산 등에 뿌리도록 허용해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꾀하는

일본,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의 장사제도 방향과도 어긋나 있다.

서울시설관리공단 장묘사업소(현 장묘문화사업단)는

2001년 한국화학시험연구원에 '화장분골 인체 유해검사' 용역을 발주했다.

검사는 성분분석, 급성독성시험(쥐), 어독성시험(송사리) 등으로 이뤄졌다.

한국화학시험연구원은 검사해석 보고서에서 "화장 분골 유해성 시험 결과,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나타나 현재까지의 납골 위주 방향에서 납골과 산골을

병행하는 정책으로의 전환에 충분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시는 장사정책의 방향을 틀었다.

납골 위주의 장법에서 벗어나, 납골과 산골을 병행할 수 있도록 조례를 정비했다.

당시 서울시설관리공단 장묘사업소장을 지낸 안우환 을지대 장례지도학과 교수는

"서울시는 바다장례를 포함한 자연장을 도입하기에 앞서 뼛가루의

인체 유해성 여부를 가려내야 했고, 그 결과 전혀 해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며

"화장한 유골을 바다에 뿌리면 폐기물로 취급받게 내버려둬

바다장례를 치르는 국민들이 불편을 겪게 하면 안 될 일이다"고 했다.

전기성 전 고려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산골은 서울시가 조례에 도입해 시행했지만,

장사법에 없는 용어라는 이유로 몇 년 전에 삭제됐다"며

"산골은 오히려 법에서 받아들여야 할 용어"라고 강조했다.

출처: 경인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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